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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소년 창업지원금 200만원, 무엇을 위한 정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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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눈길을 끄는 글이 올라왔다. 여자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가 “학생인 아이에게 ‘모두의 창업 합격자’라는 안내가 왔는데 혹시 피싱이 아니냐”며 문의한 것이다.

댓글에는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단순한 광고 문자나 잘못 발송된 안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 해당 창업 지원 사업에는 미성년자 학생들의 지원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과연 미성년자인 중·고등학생들에게 창업 경진대회 참여를 적극 권하고, 선정된 학생에게 수백만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일까.

청소년에게 창업 교육을 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시장을 조사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기획해 보는 경험은 분명 교육적 가치가 있다. 학교에서 쉽게 배우기 어려운 경제 감각과 문제 해결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창업 교육’과 ‘실제 창업 지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학생의 본분은 기본적으로 학업과 성장에 있다. 특히 미성년자는 아직 법률·계약·세금·노무·사업 운영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감당하기 어렵다. 이런 학생에게 성인 창업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게 하고, 경쟁을 거쳐 수백만원의 사업비를 지급하는 것이 정말 최선의 교육 방식인지 검토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학생에게 200만원을 지원한다면 중요한 것은 단순히 “창업에 도전했다”는 경험이 아니다. 그 돈이 어디에 사용되는지, 보호자 동의는 충분한지, 사업자등록이나 계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문제는 없는지, 실패했을 때 학생에게 어떤 부담이 남는지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금이 학생들에게 지나치게 쉽게 ‘사업비를 받는 경험’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창업은 지원금을 받는 행사가 아니라 시장에서 고객을 찾고,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며, 그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경제활동이다.

청소년 창업 정책이 교육을 목적으로 한다면 방식도 교육 중심이어야 한다.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창업 교육, 멘토링, 모의 창업, 시장조사 프로젝트, 소규모 시제품 제작 지원 등이 더 적절할 수 있다. 실제 사업비가 필요한 경우에도 보호자와 학교, 전문가가 함께 관리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물론 일찍부터 창업을 경험한 학생이 훗날 훌륭한 기업가로 성장할 수도 있다. 세계적으로도 어린 나이에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사례는 존재한다. 그러나 몇몇 성공 사례를 근거로 모든 학생에게 창업을 권장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교육정책은 소수의 천재 창업가를 발굴하는 것보다 다수 학생의 건전한 성장과 균형 잡힌 경험을 우선해야 한다.

‘학생에게도 창업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취지가 ‘미성년자에게 경쟁적으로 사업비를 지급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순간부터는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학생이 공부만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 다만 그 경험이 정말 학생을 위한 교육인지, 아니면 성인을 대상으로 설계된 창업지원 제도를 학생에게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청소년 창업 정책의 목표는 ‘지원금 수혜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책임지는 사람을 키우는 데 있어야 한다.

미성년자에게 200만원을 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200만원이 학생에게 어떤 경험과 교육으로 남는지가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