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말모이를 지키는 위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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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 큰 걸음이라고, 세상을 바꾸고 독립을 이룰 수 있다고요.”

세상에는 한 명의 큰 힘보다 여러 명의 작은 힘으로 세상을 바꾼 일화들이 많다. 우리나라가 그렇다. 일제강점기 시대 때 비겁하게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도 있는 반면에 나라를 지키고 독립을 위해 일본에 항거하는 적은 영웅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의 말과 글을 지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준 실화를 담은 영화 ‘말모이’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말모이는 2019년 1월 9일에 개봉한 12세 관람가로 드라마 장르의 한국 영화이다. 이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135분으로 평점 9.19와 함께 28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 영화는 2017년에 ‘택시 운전사’를 선보였던 엄유나 감독의 작품으로 실화 내용을 담고 있다. 말모이는 ‘우리의 말을 모은다’라는 뜻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으로 일제강점기 시대 때 편찬하고자 했던 말을 모으는 운동을 의미한다. 일제의 탄압이 절정이었던 1940년대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며 당시에는 일본이 조선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고자 ‘민족말살정책’을 펼쳤던 시기이다.

일본과 조선은 하나라는 ‘내선일체’, 일본과 조선의 조상은 동일하다는 ‘일선동조’,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꿔 영광을 누리자는 ‘창씨개명’ 그리고 일본 황제의 국가에 신하 된 백성으로 충성을 다하자는 ‘황국신민’과 같은 말들을 외치며 우리 가슴속에 있는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심지어 학교에서는 조선말 사용을 금지하며 조선어 과목을 없애기도 했다. 그런 환경 속에서 ‘조선어학회’는 우리 말과 글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지켜내서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님의 사망 후 중단된 우리말 사전을 이어서 만들기로 한다.

등장인물을 보면 배우 유해진(김판수 역)과 윤계상(류정환 역)이 주연을 맡았고, 그 외에 허성태(우에다 역), 김홍파(조갑윤 역), 우현(임동익 역), 김태훈(박훈 역), 김선영(구자영 역), 민진웅(민우철 역), 송영창(류완택 역), 이성욱(장춘삼 역), 조현철(박봉두 역), 조현도(김덕진 역), 김예나(김순희 역)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했다. 수상내역을 보면 2019년 제14회 파리한국영화제에서 페이사쥬와 제 39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우조연상 그리고 2020년 제 18회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 온라인 영화상을 수여 받았다.

영화는 정환이 주시경 선생님의 원고를 받고 일본 군인들로부터 도망치는 장면과 경성 극장에서 일하던 판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판수는 아들의 월사금을 위해 극장에서 지갑 털이범과 손을 잡은 것을 들키면서 해고당하게 된다. 더더욱 아들 덕진의 학비를 마련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기차역에서 돈이 많아 보이는 사람을 표적으로 삼아 소매치기를 하려고 계획하고 실행하는데 결국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의 가방을 훔치다 실패하게 된다.

어느 날 판수를 찾아온 조갑윤 선생은 판수에게 같이 갈 곳이 있다며 심부름꾼이 필요했던 조선어학회로 데려간다. 마침 일자리가 없던 판수는 조 선생을 따라가게 되는데 거기서 정환을 만난다. 가방 소매치기 사건으로 구면이었던 둘은 서로 얼굴을 붉히고 정환은 그런 판수를 탐탁지 않아 하며 절대 믿지 않는다.

판수는 조선어학회의 심부름 일을 도우며 조선어학회 일원들과 가까워지고 결국 전과범에 까막눈이었던 판수는 글을 배워 조선어학회의 일원이 된다. 조선어학회 동지 임동익은 함께 뜻을 모았던 문화인들이 일본의 앞잡이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항의하다 일방적으로 당하게 된다. 조선어학회는 ‘한글’이라는 학술잡지를 창간하는데 인쇄소에 잡지 원고를 직접 맡기겠다던 판수는 이를 보고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이후에 동익을 데리고 돌아온 판수는 약통을 찾는다. 이를 본 정환은 회비에 손을 대는 줄 알고 오해하게 된다. 억울한 대우를 받은 판수는 학회를 떠나게 된다. 정환은 자신이 크게 오해를 했던 것을 알아차리고 판수를 찾아가 진심 어린 사과를 한다. 오해를 풀고 시간이 지나면서 판수와 서로 간의 신뢰를 쌓아간다.

일본의 눈을 피해 몰래 각 지방의 사투리를 모으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자 위협을 무릅쓰고 마지막 잡지에 사투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넣어 전국으로 배포한다. 이를 알아차린 우에다는 조선어학회에 다짜고짜 쳐들어와 그동안 모아놨던 조선어와 관련된 모든 책을 빼앗아 간다. 판수의 아들 덕진이 다니는 경성 제일 학교의 이사장이자 정환의 아버지인 친일파 류완택은 아들의 목숨을 살리는 대신에 국민총력조선연맹에 가입시키겠다는 일본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정환은 이 조건을 받아드려서라도 사전을 완성하려 한다. 덕진에게 불이익일 갈까 봐 일을 그만둔 판수는 자식들의 이름을 바꾸고 싶지 않아 다시 돌아와 사전 편찬을 이어서 진행한다. 정환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앞에서 경찰의 눈을 피하려고 거짓 연설을 한다. 자리를 뜬 사람들에게 극장 표를 주며 다시 불러 모아 진짜 공청회를 진행한다.

우에다는 판수 아들 덕진을 협박해 위치를 알아내고 극장에 쳐들어간다. 급하게 공청회를 마무리하며 원고를 챙겨 나간 판수와 정환은 도망 다닌다. 정환은 원고를 판수에게 넘기며 부산에 있는 인쇄소를 찾아가라고 부탁하고 자신이 미끼 역할을 하여 일본 경찰들의 시선을 끈다.

부산으로 향하던 판수는 기차역에서 옷에 묻은 혈흔 때문에 경찰 눈에 띄어 다시 도망치게 되는데 결국 막다른 길에 총을 맞고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광복을 맞이하고 죽기 직전 판수가 숨겨놓은 원고를 찾게 되면서 성공적으로 첫 ‘우리말 큰사전’이 완성된다. 정환은 아들 덕진과 딸 순희에게 이 사전을 전해주며 영화는 마무리된다.

일제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말모이’를 보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다. 영화 속에서 우리 민족이 부당하게 억압받는 장면들과 완전히 조선을 없애기 위한 일본의 정책에 슬프기도 하고 답답했다. 실화 내용을 담고 있어 영화에 더 몰입하게 되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이입하며 보았다.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목숨을 걸어가며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 모습들에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영화 속 대사 중에서 유독 기억이 오래 남고 감명 깊은 대사가 있다.

민족의 말은 정신이요, 민족의 글은 생명이다.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며 민족의 정신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인물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준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그냥 온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영웅들을 위해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 말모이를 지키는 위대한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