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고랜드가 강원도 춘천에 개장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가기 좋은 곳입니다. 하지만 몇몇 개선이 필요한 점도 보였습니다. 레고랜드는 누적 적자가 100억이 넘었지만 본사에서의 수혈을 받은것인지 자본금 900억을 확보하며 한국 사업에 박차를 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고랜드의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몇가지 레고랜드 리뷰 분석을 통해 레고랜드의 단점 및 개선점 제안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레고랜드에 방문하는 고객은 미리 이를 숙지하고 대비를 하면 좋겠습니다.
■ 거리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같은 다른 놀이공산들과 비교해 거리가 멉니다. 주말이나 휴일에는 차가 막힙니다. 장점이라면 서울, 경기권에서 전철을 타고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차가 막히지 않으면 1시간 반정도 소요 됩니다. 하지만 차가 막히면 2-3시간 정도를 예상해야 합니다.
■ 주차비
18,000원의 주차비를 받습니다. 춘천 주차비 치고는 굉장히 비쌉니다. 용인 에버랜드는 주차후 셔틀버스를 이용할 경우 주차비가 없습니다. 과천 서울랜드도 동문자차장을 활용하면 무료입니다. 심지어 롯데월드 어드벤처도 주차 할인권을 줍니다. 그 어느곳도 주차비가 18,000원은 나오지 않습니다. 용인, 과천 땅값을 비교해도 춘천에서의 주차비가 18,000원이라는 것은 폭리로 보입니다. 춘천시나 강원도에서 이에 대해 개선 권고를 안하는게 신기합니다.
■ 맹꽁이와 고인돌
레고랜드 테마파크 배후 호텔부지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맹꽁이 서식지가 발견되었는데 오픈을 강행했습니다. 맹꽁이는 통통한 몸통과 짧은 다리, 맹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옵니다. 맹꽁이는 한반도 땅에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입니다. 이들의 서식지는 이전되었다고 합니다.
선사유적지도 나왔습니다. 무려 국내 최대 청동기 유적지 입니다. 주변에선느 반대 단체가 텐트를 치고 농성중입니다. 입장 전부터 뭔가 좀 찹찹합니다. 여기 가도 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독일의 고고학자 루츠 피들러는 ‘춘천의 중도 선사유적을 파괴하고 그 위에 레고랜드를 짓는 것은 `마추픽추`를 부수고 그 위에 관광호텔을 짓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 입장권
입장권이 비쌉니다. 주말에 성인 6만원 어린이 5만원입니다. 세가족이 가면 15만원을 훌쩍 뛰어 넘습니다. 차를 가져가면 주차비에 밥값에 20만원은 그냥 넘습니다. 참고로 음식물을 못가지고 들어갑니다.
■ 가방 검사
드디어 정문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직원들이 가방 안을 뒤져 봅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칼, 뾰족한 것, 음식물 등을 검사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한국인의 국민의식 수준을 의심하는 것인가요? 혹은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것인가요? 코로나로 해외로 못나가니 공항 검색대 체험을 시켜 주는 것인가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쉬움이 남는 부분 이었습니다.
■ 기구(라이드 & 어트랙션)
기구들이 직접 몸을 써야 하는 것이 많습니다. 몽키클라임을 타고 내려온 가족들은 모두가 팔을 한번씩 쳐다 봅니다.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불을 끄는 체험을 하는 파이어 아카데미는 온몸을 써야 합니다. 소방차를 지렛대(?)를 푸시해서 직접 이동시킵니다. 꼴찌라도 하면 직원들과 전 사용자들이 도착할때까지 힘내라라고 응원을 해줍니다.
■ 식사
뷔페가 있는데 성인은 인당 25,000원 입니다. 아이는 15,000원입니다. 다른 곳들은 단품인데 한식이 없습니다. 한국인들은 밥심인데 아쉽습니다. 스웨덴이 본점인 이케아 조차도 김치볶음밥을 줍니다. 레고는 덴마크가 본점입니다. 같은 바이킹의 후예들인데 너무 다릅니다. 아쉽습니다. 떡볶이는 있습니다.
■ 기념품샵
레고는 평균 장난감들보다 비싼 편입니다. 레고랜드 놀이공원에서도 다양한 기념품들을 비싸게 팝니다. 어트랙션/라이드를 타고 나오는 곳곳에 기념품 샵을 통과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굉장합니다. 아이들은 웁니다. 우리 부모님은 왜 이렇게 가난할까 세상의 혹독함을 교육시켜줍니다. 레고랜드 알바생들의 며칠치 급여를 입장료로 썼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기념품을 못사주면 아이들에게 원망을 들을 수 있습니다. 단순한 키체인도 만원대입니다. 조금 복잡하면 2만원. 동일한 제품이 쇼핑몰에서 더 싸게 파네요. 참고하세요. 부모들에게는 직장에서 더 열심히 일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경제적 효과가 아주 클 것으로 보입니다.
■ 인형뽑기 게임
춘천 레고랜드에서는 통안에 공던지기, 병에 링꽂기, 오리인형, 벽에 튕겨 바구니 넣기, 콩주머니 던져서 캔 쓰러뜨리기, 농구 게임을 통해 인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러 테마파크를 돌아봤지만 이곳만큼 뽑기가 힘든 적은 없습니다. 인형들을 들고다니는 가족들은 어떻게 저것을 뽑았나 놀라울 뿐입니다. 공도 던지고 링도 던져 보았는데 들어가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2만원이 사라졌습니다. 여기가 강원랜드인지 내 돈은 모두 어디로 갔는지 아이는 왜 우는지 혼란스럽습니다.
■ 호텔 숙박료
호텔은 7월즈음 개장인데 각종 카페 댓글에 보면 성수기에 하루숙박 60~90만원 정도 가격이라고 합니다. 그 가격이면 제주 신라호텔에서 머무는 것이 좋을 것이라 댓글들이 달려 있습니다.
■ 레고랜드 채용
구인사이트의 춘천 레고랜드 직원 선발에 대한 공고문을 보면 대부분이 1년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생입니다. 급여는 시급 1만원입니다. 혹시 강원도나 춘천에서 일자리 관련 지원금이라도 받으면 레고랜드 수익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무자들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청년들 알바비라도 벌게 해주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 약간은 혼란스럽습니다. 강원도나 춘천시 같은 지자체에서 일자리 관련 지원금을 주거나 하지는 않겠죠? 그돈이 다 덴마크로 흘러갈까 조금은 걱정스럽습니다.
결론을 정리하면, 춘천시와 강원도의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어린이들이 와서 놀긴 정말 좋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수준입니다. 하지만 어른들에게는 다릅니다. 잘못 했다간 춘천에 대한 이미지만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가격을 더 내리고 서비스 질을 높이고 정규직을 늘리고 유적지와 환경 문제를 철저하게 해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