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을 넘게 버텨 생존한 남자의 이야기 영화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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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씨는 도롱뇽이 아니라 사람인데요.

지금 저기 터널 밑에 계신 분은 파충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이 문구는 오늘 소개할 영화 ‘터널’에서 나오는 대사이다.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며 인간의 목숨이 얼마나 중요한지 나타내는 말이다. 간혹 다수를 위해 소수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소수의 목숨이 가치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더 나은 선택을 위함이라고 해도 한 명의 목숨을 가볍게 보이는 태도와 생각은 당연히 잘못된 것이다. 하루에도 수많은 생명이 사라지고 생겨난다. 한 사람의 생명을 끝까지 지키기 위한 위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다.

터널은 12세 관람가로 2016년 8월 10일에 개봉한 드라마 장르의 한국 영화이다. 총 상영 시간은 126분으로 8.63의 평점과 함께 712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김성훈 감독의 작품으로 배우 하정우(정수 역)와 배두나(세현 역) 그리고 오달수(대경 역)가 주연을 맡았다. 그 외에도 정석용(최반장 역), 남지현(미나 역), 유승목(조기자 역) 등의 조연이 출연하고 최귀화(제2터널 관계자 역), 김해숙(장관 역), 김종수(시추 간부 역), 신정근(강단장 역) 등의 배우들이 특별 출연으로 등장하였다. 2016년에 제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영평10선과 제37회 청룡영화상에서 인기스타상을 받고 2017년에는 제22회 춘사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영화는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며 동시에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해주는 재난 영화이다.

자동차 영업대리점 과장인 정수는 큰 계약 건을 앞두고 들뜬 마음으로 아이의 생일 선물과 케이크를 사 들고 집으로 가던 중 갑자기 무너져 내린 터널 안에 홀로 갇히게 된다. 정신을 차리고 신고를 하여 사람들이 터널 붕괴 사실을 알게 된다. 곧이어 119구 구조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여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조기자는 터널 속에 갇혀 두려움을 떠는 정수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인터뷰하는 통화 내용을 생방송으로 내보낸다.

이 상황을 보고 대경은 현장에 와 있는 기자들을 돌려보낸다. 그 후에 정수와 전화 통화를 하게 된 대경은 정수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정보를 물어본다. 대경은 정수로부터 붕괴 순간 출구가 보이지 않았던 것과 붕괴된 차량 위에 환풍구가 있는 것을 듣게 된다. 첫 구조 작전으로 드론을 보내 보지만 신호가 잡히지 않아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위험을 무릅쓰고 대경이 직접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터널을 살펴보던 중 정수와 연락이 닿게 되어 멀지 않은 곳에 정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 2차 붕괴가 일어나 거리가 더 멀어진다. 대경은 불행 중 다행으로 환풍구에 3번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정수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다. 설계도를 보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게 되어 수직으로 굴착하여 구조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재차 붕괴의 위험 때문에 근처 다른 터널의 공사도 중단하게 되는데 이런 사실도 모르는 장관은 추상적이고 모호한 말들만 남겨놓고 정수의 아내 세현을 등신대로 전락시키며 자신의 표심을 잡느라 사고에는 관심도 없어 한다. 터널 안에 있는 정수는 환풍기를 통해 나온 강아지를 따라 다른 생존자 미나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함께 살아서 나가자며 핸드폰 통화도 대신해주고 물도 나누어 주지만 이미 큰 상처를 입은 미나는 결국 숨을 거두게 된다.

17일의 굴착 작업을 끝으로 정수가 곧 구조될 것에 기자들이 모여들고 구조대원들은 기뻐한다. 그것도 잠시 정확한 위치를 굴착하였지만 완공된 터널이 설계와는 다르게 시공되어 있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 된다. 이 절망적인 소식을 듣게 된 정수는 탈출을 기대하며 가득 찼던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며 패닉에 빠지게 된다. 그런 그의 모습을 세현은 끝까지 살아남으라며 정수를 일으켜보지만, 정수의 핸드폰 수명이 다하며 외부와의 접촉이 끊기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언론의 태도가 바뀌며 상황을 포기하라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세현마저 외부의 압박에 못 이겨 중단되었던 근처 터널 공사 동의서에 사인하게 된다. 아직 살아있던 정수는 이 사실을 모두 라디오를 통해 알게 되며 또다시 절망하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끝까지 정수를 포기하지 않은 대경의 활약으로 죽음 직전에 닿아 있던 그를 무사히 구출하며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며 영화는 끝이 난다.

영화를 보면서 매우 공감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몇 장면들이 있다. 조 기자가 처음 정수가 터널에 갇혀 통화할 때 안부보다 인터뷰에 집중하는 모습과 17일의 굴착 작업 끝에 하루 차이로 생존 기록을 깨지 못해 아쉬워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다음으로 현장을 책임감 없이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태연한 태도를 보인 장관의 모습 또한 생각난다.

자신의 특종을 위해 누군가의 불행을 기도하는 조기자와 누군가의 불행을 기회 삼아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려는 장관의 모습을 보며 과거에 있었던 큰 사건 사고들에 대한 현실적인 사회의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는 두려움에 떨며 무서워할 때 누군가는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 하는 모습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모든 배우의 연기력에 감탄하며 보았다. 특히 하정우 배우의 터널에 갇힌 연기와 그의 표정과 목소리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가 감명 깊었다. 그가 놓인 상황에서의 절박함, 두려움, 희망 등의 감정 전달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배두나 배우의 아내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에 감동적이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다. 오달수 배우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진심 어린 연기를 통해 많은 관객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기분 좋게 영화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30일을 넘게 버텨 생존한 남자의 이야기 영화 터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