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대문 하면 쇼핑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쇼핑몰도 정말 많고 쇼핑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최근에 동대문에서 전시회를 다녀왔다. 쇼핑몰만 가득한 곳에서 전시회를 한다길 래 의아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현대시티아울렛 11층에서 라뜰리에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전시회 관람을 하려고 보니 가격이 생각보다 비싸서 고민했지만 입구에서부터 궁금증을 유발하는 덕분에 고민을 해결할 수 있었다. 입장권을 받으면 직원이 입구에 있는 문에서 기다리게 한다. 그 입구 문이 열리면 전시회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라뜰리에 전시회는 19세기 화가들의 그림 속 공간을 재현해 놓은 전시회이다. 라뜰리에는 ‘빛의 회화’라 불리는 인상주의 회화를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라고 한다. 영어 단어 ‘Light’와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뜻하는 ‘Atelier’를 결합한 이름으로 전시회에서는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거리와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업실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필자는 미술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그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덕분에 인상주의 회화가 어떤 느낌인지 확 와 닿았다. 전시회라고 했을 때 단순히 그림 액자만 걸려있는 그런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정말 다양한 체험을 통해서 인상주의 회화를 느껴볼 수 있었다.
라뜰리에 로고 디자인에는 문이 달린 집 같은게 그려져 있는데 이는 열린 공간을 뜻한다고 한다. 이는 살아있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고,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관문을 의미한다. 전시회 입구에서 문이 열리면 그 때부터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공간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인상주의 회화를 느껴볼 수 있는 다양한 즐길거리들이 있다. 마네, 모네, 르누아르, 반 고흐, 고갱, 세잔의 작품을 볼 수 있는 라뜰리에 미술관부터 관람할 수 있다. 19세기 가을날의 파리를 느낄 수 있는 테르트르 광장, 눈내리는 겨울날의 몽마르뜨 거리, 프랑스 파리 시내의 마들렌 꽃 시장, 반 고흐가 사랑한 남프랑스 아를의 라마르틴 광장, 파랗고 유황빛의 하늘을 볼 수 있는 포름 광장이 있다.
이 외에도 어트랙션으로 미디어 아트쇼, 홀로그램 토크쇼, 뮤지컬 등도 관람할 수 있다. 어트랙션은 대신 입장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서 시간을 잘 맞춰서 가면 좋을 것 같다. 필자는 이 중에 뮤지컬을 관람했다. ‘고흐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고흐 역할을 맡은 배우 한 명이 공연을 진행한다. 다른 역할은 모두 인공지능이 대신했다. 공연 중간중간 배우가 인공지능과 대화를 하면서 공연을 이어 나가는데 사람과 대화를 하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전시회를 관람하면서도 중간중간 인공지능을 통해 화가와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었다. 비록 화가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았지만 화가의 외모나 인공지능으로 들을 수 있는 목소리를 통해서 실제 화가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예측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필자는 사진 촬영을 좋아해서 전시회에 자주 다니는 편인데 시간이 지나면 작품들은 금방 잊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체험을 통해서 직접 느껴볼 수 있어서 단순히 작품에 대한 감상이 아닌 그 작품을 만든 화가의 배경을 알고 감상할 수 있어서 작품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해하기 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