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이라는 벌 – 심판

    0
    446

    환생이라는 벌 – 심판

    저는 왜 좋은 사람이었나요?

    사진 – 심판 책 겉표지

    도서 서평을 하는 블로그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이 기재되지 않는다는 건 스스로 용납할 수 없었다. 정말 다양한 작품들로 독자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그는 정말 여러 명작을 여럿 출간하였다. 개미, 신 등 뛰어난 상상력과 이야기 전개 그리고 다른 관점에서 철학은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한다. 작가마다 추구하는 방향은 다른 것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스토리가 정말 탄탄하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매력이 엄청난 것 같다.

    하지만 굳이 단점을 뽑자면 책이 너무 길다.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 내용이 궁금하여 계속 읽게 될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책이 너무 크고 두껍다. 그렇기에 오늘 소개할 심판이라는 책은 더욱 구미를 당기게 할 것이다. 한 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3개의 챕터 밖에 없다. 그런데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매력은 모두 포함되어 있다. 평소 속독하는 습관을 지닌 필자는 이 책을 앉은 자리에서 2 ~ 3시간 만에 주파하였다. 그럼 시작해보겠다.

    이 책에서는 주요 인물이 단 4명이다. 주인공 아나톨 피숑은 판사로 죽어서 천국에 도착하였다. 천국에 도착한 그는 재판받는다. 여기까지는 흔한 스토리였다. 하지만 신기한 점이 있다. 재판 결과를 통해 환생이라는 벌을 받게 되고, 천상에 남는 결과 단 두 개만 존재한다. 흔히 환생하는 것이 벌이라는 것은 통념과는 매우 다르다. 이 부분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특유의 철학과 상상력이 보여지는 것이다. 재판 과정과 주인공들의 소개 그리고 주인공 피숑이 자신이 죽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까지 1막의 내용이다. 자신은 이렇게 살아서 생각하고 재판받고 활동하는데 죽었다. 이 부분을 어느 사람이 바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2막에서는 재판하기 위한 판결을 하면서 주인공 피숑이 살아온 환경을 하나씩 살펴본다. 이 과정에서 변호사 카롤린과 검사 베르트랑이 종종 부딪힌다. 이 과정에서도 재미있는 관점 차이를 볼 수 있다. 피숑은 스스로 “좋은 학생, 좋은 시민, 좋은 남편, 저는 왜 좋은 사람이었나요?”라며 물어본다. 하지만 검사는 대답한다. “당신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의 짝과 결혼하지 않았으며, 배우가 될 운명이었지만 판사를 택하였다.” 앞선 두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하늘이 정해준 운명과 인간이 살아가는데 선택해나간 운명이 대립한다. 아마 2 막에서 작가의 상상력과 생각하는 수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2막에서 감탄을 하였다.

    마지막 3막은 재판이 끝난 후 환생 판결을 받은 피숑이 자신의 꿈과 출생지 등 운명을 선택하는 장면으로 전환된다. 여기서 의문이 들 수 있다. 당연히 돈 많고 좋은 부모 밑에서 자라는 것이 제일 좋은 선택이 아닐까? 그리고 꿈을 선택할 수 있다면 당연히 성공이 보장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등 여러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정답은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살짝 힌트를 주자면, 관점의 차이일 수 있으나 앞서 말한, 이 책을 관통하는 그의 철학이다.

    정해진 운명대로 사는가?

    vs

    운명을 거스르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가?

    후반부로 갈수록 신이라 불리는 재판장 가브리엘도 인간의 유혹에 종종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신은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재밌는 보탬 요소이다. 책에서는 유전 25, 카르마 25, 자유 의지 50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무수히 많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스스로 하고자 하는 자유 의지가 가장 큰 비중을 보여준다. 또 마지막은 더욱 인상 깊다.

    환생이라는 벌 – 심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