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민주주의국가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우리가 지금처럼 편하게 살 수 있는 이유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으로 만들어 준 고마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불평등한 세상 속에서 크게 목소리는 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한다. 위의 대사 또한 많은 사람이 기억하는 대사이다. 천만 관객을 넘게 기록한 영화 ‘변호인’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변호인은 2013년 12월 18일에 개봉한 15세 관람가로 드라마 장르의 한국 영화이다. 이 영화의 총 상영시간은 127분으로 평점 9.29과 함께 1,137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1981년에 실제로 있었던 부산의 ‘부림 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이 사건은 당시 군사독재 정권이 집권 초기에 통치 기반을 확보하기 위하여 일으킨 부산 지역 사상 최대의 조작 사건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에 맡았던 사건으로 실화 내용을 대부분 반영해서 만들어졌다.
이 영화는 ‘강철비’를 제작했던 양우석 감독의 작품이다. 등장인물을 보면, 송강호(송우석 역), 곽도원(차동영 역), 오달수(박동호 역), 故 김영애(최순애 역), 임시완(박진우 역) 배우가 주연을 맡았다. 그 외에 송영창(판사 역), 정원중(김상필 역), 조민기(강검사 역), 이항나(수경 역), 이성민(이윤택 역) 등의 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하고, 류수영(이창준 역)과 박수영(엄태남 역) 배우가 특별출연으로 등장한다.
수상내역을 보면 2014년에 제 35회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인기스타상, 제 5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시나리오상, 여우조연상, 신인감독상, 제 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과 신인감독상, 제 23회 부일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특별상-부일독자심사단상 그리고 제 14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감독상, 올해의 남자배우상 등 수많은 상을 수여 받았다.
영화는 1978년 부산에서 송우석이 선배 김상필을 찾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송우석은 대전지법 판사로 있던 중 고졸 출신이라는 이유로 주변에서 조롱하는 탓인지 고향인 부산으로 다시 내려온다. 부산에서 돈을 벌겠다며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 바뀐 법을 이용해 부동산 등기부터 시작해서 세금 전문 변호사로 사무장 박동호를 고용하면서까지 승승장구하여 떼돈을 벌게 된다.
7년 전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던 송우석은 생활이 점차 어려워지고 자식까지 태어나는 바람에 공부를 접고 막노동 일을 했었다. 공부했던 책도 팔았던 그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자주 가던 돼지국밥집에서 돈을 내지 않고 도망쳐 팔았던 책을 되가져온다. 생활이 어려워 밥값을 제대로 내지 못했던 송우석은 다시 국밥 사장님 최순애를 찾아가 사과와 인사를 드린다.
그러던 어느 날 공안 경찰 차동영이 부산으로 파견되어 공산주의와 관련하여 조작된 사건을 책임지며 일을 꾸민다. 최순애 아들 박진우는 사회과학 독서 모임을 가지다 영장 없이 억울하게 이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차동영에게 납치당한다. 차동영과 경찰은 누명을 쓰게 된 박진우와 청년들을 감금하고 고문시켜 거짓 진술을 받아낸다. 아들의 소식이 없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최순애는 집으로 날라 온 공판 기일 통지서를 들고 송우석을 찾아가게 된다. 무릎까지 빌며 자신을 도와달라는 최순애를 모른 척할 수 없는 송우석은 함께 면회를 하러 간다.
송우석은 면회에 가서 겁에 잔뜩 질려있고 몸에 구타와 고문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박진우를 보고 사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다. 돌아와 박진우가 읽었던 모든 불온서적을 읽어본 송우석은 제대로 된 영장도, 혐의도, 증거도, 절차도 없었던 어이없는 사건에서 박진우를 비롯한 9명의 청년의 변호인이 되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 청년들은 이적표현물이 담긴 불온서적을 읽고 반국가 단체를 찬양하고 고무했다는 죄로 실체 없는 공안 사건에 범인들로 재판받게 된다.
이들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간단한 논리를 펼치며 공안부와 검찰 그리고 경찰이 다 함께 짜고 치는 판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정면으로 맞서 싸우게 된다. 송우석 변호사의 가족까지 협박하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갖고 꿋꿋이 재판을 이어 나간다. 고달프고 오래 이어지는 재판 속에서 희망의 한 줄기였던 육군 군의관이 증인으로 참석한다. 경찰과 함께 일하며 납치와 감금 그리고 고문의 현장에 있다는 것을 목격했고 사실을 토로하였지만, 분명 휴가 신청을 한 군인이 무단 탈영 중에 법정에 참석한 것이라며 결국 무죄 입증을 하지 못한다.
국밥집에서 식사를 하던 송우석에게 김상필이 찾아와 항소하지 않는 대신에 2년 후에 가석방으로 모두 풀어주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시간이 흘러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발생하자 송우석은 시민들과 함께 추모 행진을 벌이다 선동한 혐의로 구속된다. 이후 재판받게 되는데 송우석의 제1 변호사를 자청한 김상필이 판사에게 그 외의 변호사들의 호명해달라 요청한다. 부산의 변호사 142명 중에서 99명이 출석하여 판사가 변호사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적당히 속물적이고 자기 일밖에 모르고 살던 송우석 변호사가 크게 변화하여 불공정하고 부당한 처지에 있는 청년들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열심히 싸우는 모습에 감동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군사정권 당시 권력에 억압받고 탄압받는 시대의 배경을 바탕으로 실화 내용을 다룬 영화인 만큼 더 몰입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유명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여 선보이는 연기력에 감탄 또한 멈출 수가 없다. 송강호 배우의 사투리, 발음, 표정, 몸짓으로부터 감정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반대로 악역을 맡은 곽도원 배우의 연기도 정말 자연스럽게 연출해냈다. 특히,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참석한 장면에서의 거만하고 뻔뻔한 모습을 보면 소름이 돋았다. 임시완 배우도 고문받는 장면에서 더 극적으로 보이기 위해 5kg을 감량하는 피같은 노력을 한 것에 대단하게 생각한다.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살은 것이다.
계란은 그것을 깨고 일어나 바위를 넘는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다. 이 대사는 당시 1980년대의 대한민국을 상대로 국민의 굳센 의지와 신념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틀린 것을 바로잡고 올바르지 않은 것을 당당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고쳐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다.
세상을 바로 잡는 대한민국 변호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