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에서는 중산층에 대한 기준으로 ‘한 가지 이상의 악기를 다룰 줄 알고’ 라는 항목이 들어간다. 프랑스의 조르주 장 레몽 포피두 전 대통령은 1969년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공약으로 악기 다루기를 언급했다고 한다. 이처럼 악기를 다루는 것은 삶의 질과 연관이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생들을 위해 ‘서울시민•학생 악기 나눔사업’을 진행한다. 서울 시민이 소유한 유휴악기를 기증받아 수리•세척하여 서울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대여하고 악기교육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번 악기 나눔 사업은 공동참여로 이루어지는데, 서울시교육청, 아름다운 가게, 우리들의 낙원상가가 함께 한다. 아름다운 가게는 악기 기증 접수를 담당하고 우리들의 낙원상가는 악기 기증 접수와 수리 및 조율을 담당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악기를 필요로 하는 서울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에게 무료로 기증하고, 지원 받은 학생은 서울창의예술교육센터 등에서 악기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악기 기증은 유휴악기를 가지고 있는 서울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아름다운가게 서울 소재 전 매장이나 우리들의 낙원상가를 통해 기증받으며 2019년 4월 15일부터 6월 15일까지 2개월 간 진행할 예정이다.
기증 받은 악기들은 우리들의 낙원상가 거점센터로 이송되어 악기 종류별로 낙원악기상가 내 전문수리매장의 장인들에 의해 수리•조율 과정을 거쳐 순차적으로 수혜학생과 학교에 전달된다.
악기가 필요한 서울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들은 온라인으로 악기 수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악기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한 학생을 우선 선정해 무상 기증할 예정이다.
나는 초등학생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집에서도 연습하기 위해 악기 매장에서 피아노를 중고로 구매했었다. 초반에는 피아노 배우는 것이 재미있어서 흥미를 갖고 열심히 했었지만, 어려워지는 부분들이 많아지면서 흥미를 잃고 그만두게 되었다.
지금은 동생이 이어서 피아노를 다루고 있는데, 만약 동생이 피아노를 배우지 않았다면 집에 그대로 방치되었을 것이다.
아마 나처럼 한때는 악기를 배우기 위해 구매했지만,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악기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억이 깃든 악기를 방치하거나 버리는 대신 기증을 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들의 잠들어 있는 악기가 서울 학생들이 악기를 다룰 줄 아는 문화시민으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