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 화수분 매력을 지닌 배우

0
178

[박해일] 화수분 매력을 지닌 배우

지금 극장가에서 제일 핫한 배우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박해일 배우를 꼽을 것이다. 박해일은 2019년 <나랏말싸미> 이후 3년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에서 세계적이 배우 탕웨이와 호흡을 맞췄다. 산 정상에서 추락한 남자의 변사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 ‘해준(박해일)’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사이의 오묘한 사랑이야기를 그려낸 이 영화는 삽시간에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로 박해일은 제75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커리어 최초로 칸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약 한 달의 텀을 두고, 박해일의 영화가 또 개봉 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2014년 개봉한 명량의 후속작으로, 전작의 5년 전 이야기를 다루는 프리퀄이다. 영화는 5일차인 지난달 31일 누적관객수 227만명을 돌파했으며, 개봉 후 박스오피스 1위를 유지 중이다. 출연한 작품들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배우 박해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는 연극과 뮤지컬을 통해 데뷔했지만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영화를 통해서이다. 그의 첫 영화인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의 임순례 감독은 “<청춘예찬>을 보고 온 조감독의 추천으로 연극을 보러 갔는데 박해일의 연기력에 놀라 바로 캐스팅을 했다”고 한다. 박해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대해 “내겐 배우로서 자양분이 된 영화다”라고 언급했다. 이후에도 임순례 감독의 <제보자>에서도 윤민철PD 역할을 맡았다. 임순례 감독은 “윤민철 캐릭터에 어떤 배우가 어울릴까 떠올렸을 때, 박해일 외엔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라고 할 정도로 믿고 맡기는 배우가 되어있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시작으로 그의 영화배우 인생이 시작되었다. 그의 연기력을 알아본 봉준호 감독과 두 작품을 함께 하게 되었다. <살인의 추억>(2003)과 <괴물>(2006)이다. <살인의 추억>은 1980년대 중반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 살인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박해일은 분량이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청년과 냉철한 사이코패스의 모습을 오가며 자신의 존재를 뽐냈다. 대중들은 ‘배우로서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선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고 불렀으며 봉준호 감독은 그를 ‘비누 냄새 나는 변태’라고 칭했다. 이후,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또 다른 작품 <괴물>에도 박해일을 출연시켰다.

박해일은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는 끔찍한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었다가 장난기 가득한 삼촌이 되기도 했고 10대를 사랑하는 70대 노인이 되었다가 조선을 지키기 위해 용감하게 싸우는 장군이 되었다. 배우라는 직업이 다양한 성격과 다양한 직업을 연기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어떤 배우를 떠올리면 그 배우를 설명할 수 있는 한가지의 단어가 있기 마련인데 박해일이라는 배우는 그 단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연기의 스펙트럼이 이렇게나 넓은 배우를 본 적이 있을까 싶었다. 심지어 자신이 연기하는 모든 모습이 마치 진짜 본인의 모습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연기로 풀어냈다. 봉준호 감독이 그를 두고 한 말이 있다. 비누 냄새가 나는 변태. 처음엔 무슨 의미인가 했는데 그를 검색해보면서 느꼈다. 훈훈한 외모에 연기에 대한 집요한 열정과 그 열정이 만들어낸 완벽한 연기실력. 앞으로 그가 대중들에게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박해일 ]화수분 매력을 지닌 배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