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배웅하는 유품정리사의 이야기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사람은 당연히 떠나간다. 이는 사람과의 이별을 뜻하면서, 세상과의 이별을 뜻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은 정해진 날짜에 떠나지 않는다. 그렇기에 주변 가족들과 함께 임종을 맞이하는 좋은 이별이 있지만,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이별을 맞이하는 때도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주변 사람들이 어느 정도 생각과 대비를 해놓기 때문에 이별한 직후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후자이다. 이 사람이 떠나간 것은 돌이킬 수 없다. 하지만 그 사람이 살았던 공간, 남은 유품 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번 책을 쓴 저자는 놀랍게도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유품정리사 김새별님의 책이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을 들어보았는가? 유족들 또는 다른 사람들의 요청으로 떠난 사람의 유품을 정리해주는 직업이다. 생각해도 고된 직업 중 하나라는 생각이 매우 들지만, 누군가는 꼭 필요한 직업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떠나간 사람의 유품을 정리하면 무수한 이야기와 사연들이 내포되어있다. 이 책에서는 앞서 말한 여러 가지 사연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연히 사람이 떠나면 좋게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지만,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는 첫 번째 챕터로 책의 포문을 열어주고 있다. 서울대학교 원룸에서 의뢰가 들어온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탄을 피워 자살한 한 원룸에서 유품을 정리하던 그들은 여러 상패을 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고인은 서울대 치과대학을 수석으로 입학한 수재임을 알았다. 또한 여러 필기 흔적들을 보고 열심히 공부를 해왔었던 것 또한 알 수 있었으며 서울대학교에 입학하여 왜 자살을 결심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고인의 노트에서는 시 같으면서, 노래 가사 같으면서, 감정 깊은 글들이 수두룩하였다. 집 한구석에서 기타를 발견하였다 기타와 함께 악보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고인은 취미로 노래를 작사 & 작곡을 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악보들을 상자에 다시 넣으려던 순간 바닥에 편지 하나가 툭 떨어졌다. 중요한 편지로 생각되어 내용을 보니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 내용이었다. 그는 다정한 아들이었으며 효심 또한 깊었다. 하지만 꽤 오래된 편지로 보였다 왜 편지를 보내지 않고 자살을 선택하였을까?
유품정리사 직원들은 서로 얘기를 하였다.
“무슨 소리야? 서울대 치대 수석 졸업생인데.”
“그건 졸업한 학교죠. 치대를 나왔다 해도 하고 싶은 건 다른 일일 수 있잖아요.”
본문 내용 인용
고인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고인의 부모님을 뿌듯해하고 행복해하는 것임을 몰랐다. 단지, 그는 의사의 길은 그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다.
그다음 챕터는 자식을 향한 작은 바람이다. 유품정리사의 작업 순서는 유족들에게 작업에 대해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알려주는 것이 제일이다. 하지만 이번 의뢰인은 절차 설명을 마치기 전 집으로 후다닥 들어갔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집문서, 금 등을 찾는 소리였다. 저런 사람들을 위해 청소를 해줘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 한참 뒤, 원하는 것을 못 찾고 의뢰인은 서류, 통장 현금 등 물건이 나오면 꼭 전달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렇게 정리가 끝나고 유족들에게 앨범과 사진 액자를 건네며 마무리하였다.
“다른 물건은 없고 이것만 나왔습니다”
그러자 딸은 부자연스러운 않은 얼굴로 받았지만, 아들이 그걸 가져다 차량 적재함에 실었다.
“냄새도 심한 걸 뭐 하러 가지고 가!”
그래도 고인을 위해 사진만을 빼내어 건네드렸고, 그 순간 액자 뒷면에 붙어있던 현금과 봉투가 툭 떨어졌다.
죽는 순간까지 남겨진 자식들을 걱정하는 것이 부모라고 책에서 말했다. 설령 부모의 사진은 버리지 않을 것이란 생각으로 현금과 집문서를 액자에 넣어 놓았지만, 유족들은 고인의 사진조차 쓰레기 취급하였다. 고인은 과연 이 광경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앞서 2 개의 챕터를 여러분께 먼저 소개해드렸다. 이 책은 유퀴즈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하였으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책을 읽고나서 정말 많은 심오한 생각이 들었고, 더욱이 현재에 충실하여 언젠가는 있을 인생의 종착지는 꼭 밝게 마무리되기를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마지막을 배웅하는 유품정리사의 이야기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