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한번 만나고 싶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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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당신이 잠들지 못할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이 문구는 오늘 소개할 영화의 도입부에서 사회학자이자 소설가인 ‘프란 레보비츠’의 말을 인용한 대사이다.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과거의 일을 후회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살아야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과거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는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어떤 일을 되돌리기 위해 등의 이유로 다양하겠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시간 여행할 수 있었다면 우리는 매우 나약하고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로 시간 여행하는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2016년 12월 14일에 개봉한 12세 관람가로 판타지 장르의 한국 영화이다. 총 상영시간은 111분으로 8.80의 평점과 함께 116만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2017년에 제 37회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촬영감독이 선정한 인기상을 수여 받았다. 이 영화는 홍지영 감독이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책,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이야기를 그대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등장인물을 보면, 김윤석(수현 역), 변요한(젊은 수현 역), 채서진(젊은 연아 역)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그 외에도 김상호(태호 역), 안세하(젊은 태호 역), 박혜수(수아 역), 김호정(혜원 역)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하고 김지영(수의사 역), 장광(수현부 역), 김광규(우체부 역), 김성령(연아 역), 정인기(윤과장 역) 등의 배우들이 우정출연과 특별출연으로 등장했다.

영화는 수현과 그의 동료들과 함께 캄보디아의 어느 오지 마을에 원정 의료 활동을 하고 돌아가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구순열로 아직 도움을 받지 못한 아이가 눈에 밟혀 수현 혼자 마을에 남기로 한다. 다행히 아이의 치료를 잘 마친 그에게 마을의 노인은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냐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수현은 꼭 한번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대답한다. 그런 그에게 노인은 감사의 의미로 소중해 보이는 알약 10개를 준다.

수현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옛날에 사랑했던 연아이다. 연아는 한국 최초 여성 돌고래 조련사로 수년 전에 그녀가 돌보던 돌고래가 이상 반응을 보여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그런 그녀가 보고 싶어 2015년에 머무르던 수현은 알약을 먹고 30년 전 1985년으로 돌아간다. 과거에서 젊은 수현을 만나게 되는데 젊었을 때의 자신을 보고 놀라고 갑작스럽게 피를 토하며 현재로 다시 돌아온다.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것을 알게 된 수현은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에는 정말 생생한 꿈인 줄로만 알았던 그는 직장 동료에게 알약 성분을 조사해달라는 부탁을 하고 친구 태호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수현은 혹시나 연아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다시 알약을 먹고 과거로 돌아간다. 연아에게 갑작스럽게 받은 강아지를 집에 데려와 쉬고 있던 젊은 수현은 미래에서 온 수현을 만난다.

수현은 꿈이 아니라 생시임을 확인하고 집에 있던 강아지 이름이 ‘감자’임을 아는 것은 물론이고 젊은 수현과 자신만이 아는 이야기를 나누며 이 상황이 진짜임을 실감한다. 과거에 온 목적을 말하고 몇 마디 나누다 수현은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 젊은 수현은 태호에게 수현이 떨어트리고 간 라이터에 묻은 지문을 확인해달라 하지만 자신의 지문 결과만 나온 것을 알고 일어나는 일들이 사실이란 것을 깨닫는다. 젊은 수현은 몸에 문신을 새겨 미래의 자신에게 메시지를 남겨 다시 만나게 된다.

젊은 수현은 연아가 곧 죽게 된다는 사실과 미래에 다른 여자와의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뀌기 때문에 두 수현은 함께 최선의 노력으로 연아와 딸 수아를 살릴 방법을 강구한다. 그렇게 젊은 수현은 서울에 있는 연아를 부산으로 불러 연아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방법을 택한다. 연아를 잃은 젊은 수현은 태호와의 사이가 뒤틀리는데, 미래의 수현은 갑자기 돌변한 태호의 태도와 희미해지는 수아의 흔적을 보고 과거의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을 직감한다.

연아의 사망 기록을 확인하고 사망 원인이 뇌혈증인 것을 보고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수현은 급하게 젊은 수현과 교통사고를 당한 연아를 데리고 수술을 진행하여 연아의 목숨을 살린다. 현재로 돌아온 수현은 연아도 살아있고 수아도 제자리에 있음을 확인한다. 마지막 과거 여행에서 수현은 젊은 수현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마지막으로 수아 엄마와의 만나라는 부탁을 남기고 떠난다.

그렇게 30년의 세월이 흐르고 젊은 수현이 나이 들어 폐암 말기로 죽게 된다. 늦게 찾아온 태호에게 남겨진 수현의 일기에는 이 모든 사건의 비밀들과 진실이 담겨 있었고 마지막으로 남은 한 알의 약을 먹고 과거로 돌아간다. 담배를 피우려던 젊은 수현을 만나 담배를 끊으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진다. 다시 2015년, 수현이 연아 앞에 다시 나타나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책으로 된 원작을 이미 읽어서 내용은 알고 있었지만 영화로 재구성하여 더 흥미 있게 몰입하여 볼 수 있었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다룬 영화지만 더 좋았던 것은 과거로 돌아간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 주인공이 과거의 자신을 만나 둘이서 일을 헤쳐 나가는 것이 인상 깊었다. 프랑스 작가의 원작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소설을 한국 관객들에게 잘 와 닿는 복고적 재미를 입힌 각색이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가장 감명 깊었던 장면은 미래의 수현이 과거의 수현에게 찾아와 바닷가 해변을 걸으며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넨 장면이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했을 법한 장면이지만 영화에 담긴 이 한 장면이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배우 김윤석과 변요한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케미가 한 층 더 돋보이는 영화였다.

꼭 한번 만나고 싶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