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이 왜이리 비싸? MZ세대 열광하는 김씨네과일, 전국 방문 판매

어느 한 날, ‘한 바구니에 3만원, 두 바구니는 5만원”이라는 영업 멘트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김씨네 과일>에서 다마스를 몰고, 바구니에 과일을 넣어 판매하는데, 박스에 흩날린 글씨 조차 영락없는 과일 장수 느낌이 난다. 자세히 보니 진짜 과일이 아닌, 과일 티셔츠를 판매하는 것이다.
지난 5월 성수동에서 진행된 플리마켓에서 시작된 <김씨네과일>은 ‘김도영’이라는 사람이 제작과 판매를 맡아 하고 있다고 했다. “본래는 티셔츠를 만드는 사람이라서 다양한 이미지들로 작업하다가, 토마토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과일을 주제로 정했다.” 며 <김씨네과일>의 탄생 일화를 말했다.
시작한 김에 판매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워, 과일 티셔츠를 담을 빨간 바구니, 모자, 조끼, 목 토시까지 마련해서 과일장수로 보이게끔 했다. 실제로 과일을 파는 듯하게 판매를 하고 있으니, 나이대가 있으신 분들도 진짜 과일을 파는 줄 알고 재미를 느꼈다고 한다.
<김씨네과일>의 사장 ‘김도영’은 본인이 ‘티셔츠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는데,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그는 광고학 학사학위가 있다. 또한 힙합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다. 본인의 티셔츠를 안가진 연예인들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티셔츠에 과일을 넣기 전에는 사람을 넣어 인물 특징을 살릴 수 있는 티셔츠를 제작해 판매했다고 한다. 그의 결과물로는 빈지노, 최준, 오은영 박사, 염따 등 힙합분야 외에도 수 많은 연예인을 넣어 작업했다.
인물을 티셔츠에 녹여 판매하는 김씨의 팔로워들은 주로 힙합 팬들 뿐만 아니라 그의 sns계정이 개성있고 다양한 컨셉이라 재미있어서 팔로우하는 경우의 팬들도 있었다. 성수동 플리마켓에서만 일시적으로 판매를 하려고 했던 <김씨네과일>은 폭발적인 인기에 과일로 밀고 나가기로 했다. 그는 “과일은 공감하기 쉬운 소재, 귀엽고 긍정적이고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티셔츠인 것 같다. 가족이나 커플로 구매하는 사람도 많다.”라며 출장을 결심한다.
지난 5월, 700장의 티셔츠를 만들어 부산으로 출장을 가게 되었는데 하루만에 물량이 다 나간 것이다. 부산, 대구, 대전의 일정을 잡았었으나 물량이 없어, KTX를 타고 와 밤새 물량을 찍어내고 다시 대구로 향했다고 한다. 그의 홍보방식도 특이하다. 팝업스토어는 사전에 홍보를 하고 공지를 하는데, <김씨네과일>은 바로 당일에 SNS를 통해 팝업장소를 공개한다. 효과는 엄청나다.
오픈 전부터 줄을 서있고, 하루에 몇 백장이 금방 팔려버린다. 현재 온라인으로 구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현장 구매밖에 안돼서 사람들이 더욱 열광하는 듯하다. 판매 일정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주일 전에 공지되지만 당일날 바뀌는 경우가 많아 그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알람을 해놔야할 정도다.
해외에서는 가수나 음반회사의 허가 없이 만들어지는 굿즈 형태의 티셔츠를 ‘랩티(rap tee)’라고 불린다. 한국에서는 ‘해적판 티셔츠’로 불리는 랩티를 김씨가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과일 티셔츠를 판매하기 전, 연예인들을 녹여 만든 티셔츠를 판매했다고 앞서 말했는데, 김흥국 랩티로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다.
원래는 판매의 목적이 아니고 몇 장만 제작해서 지인이나 주변 래퍼들에게 선물했는데 문의가 끊임없이 들어왔다고 한다. 김씨는 티셔츠를 단순히 의류로 생각하지 않고 문화로 생각한다고 한다. “티셔츠는 나를 표현하기에 가장 재미있는 도구”라며 본인에게는 티셔츠가 캔버스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김씨네과일>을 구매해본 사람이라면 그의 티셔츠 포장 방식에 웃음이 터졌을 것이다. 김씨는 검은 비닐봉지에 티셔츠를 넣어줄 때, 성의없게 보일까봐 조마조마 하며 건넸는데 손님반응이 너무 좋은 것이다. 이때 김씨는 사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직감했다며 사업자등록을 했다고 한다.
앞면에는 과일 사진이, 뒷면에는 다양한 과일들이 모여있는 사진들로 더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주었다. 지독한 컨셉충 <김씨네과일>은 현대백화점, 이마트24, 배스킨라빈스 등 다양한 기업들과 콜라보레이션을 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해나가고 있다.
그는 <김씨네과일>을 위해 다소 승차감이 불편할 수도 있는 다마스를 빌려서 출장을 다니고 판매를 하러 다닌다. 과일티셔츠를 판매할 때 박스에 적혀있는 문구 또한 재미있다. ‘다일수확 무농약’, ‘저스틴비버 피치스’, ‘정신 똑바로 체리’ 등 재미있는 경험을 선사해주는 과일장수다. 과일가게라는 컨셉을 위해 노력을 하는 그의 앞날을 응원하며 글을 마치겠다.
과일이 왜이리 비싸? MZ세대 열광하는 김씨네과일, 전국 방문 판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