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내 기준일까?
육즙 팡팡 서울 3대 돼지고기맛집
땅코참숯구이, 금돼지식당, 청담길목

선홍빛의 아름다운 마블링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소고기가 떠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필자는 돼지고기가 떠오른다. 돼지고기는 소고기보다 값이 저렴하다. 그래서 소고기와 돼지고기 중 더 자주 먹는 것을 고르라고 한다면 돼지고기를 먹는 사람의 비율이 많을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돼지고기를 선호하는가 혹은 소고기를 선호하는가. 다른 질문을 하자면 얇은 고기인 대패삼겹살을 좋아하는가 혹은 두꺼운 오겹살을 좋아하는가. 필자는 껍데기가 붙어있는 오겹살을 좋아한다. 예전의 돼지고기를 생각하면 바싹 익혀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음식을 통해 발생되는 E형 간염 바이러스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E형 간염 바이러스는 2주에서 8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나 발열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또 과거에 돼지 먹이로 분뇨를 먹였는데, 그 분뇨에는 각종 기생충이 있었다. 돼지의 기생충 ‘유구낭미충’이 치명적이었는데 1989년 이후 감염보고가 없어지고 분뇨 대신 100% 사료로 먹이면서 기생충 감염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바싹 익혀먹으라고 하지만 필자는 적당히 익힌 고기가 더 좋다. 제주에서 돼지의 육즙의 맛을 느끼고 난 뒤로 직접 구워주는 가게를 가게 됐다. 오늘은 필자 기준 서울 돼지고기 3대 맛집을 추천하고자 한다.
먼저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에 위치한 <땅코참숯구이>다. 골목 구석에 있는데 어딘지 헤매다 웨이팅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 보이면 이 집이다. 웨이팅 어플 테이블링으로 미리 예약을 하고 도착해서 코드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일요일 저녁 7시 기준 17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시간계산을 잘해서 테이블링으로 예약을 걸고 가서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입장해서 목살을 먹을지 삼겹살을 먹을지 고민하지마라. 사장님께 여쭤보면 “우리집은 목살이 많이 나가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다시 여쭤봐도 “목살”. 밑반찬은 명이나물, 장아찌, 젓갈, 고추냉이, 콩나물무침 그리고 비지찌개가 나온다. 가격은 목살, 삼겹살 200g에 18,000원씩이며 갈매기살은 16,000원이다.
고기집은 사이드가 생명이다. 이 집의 사이드 메뉴로는 전투라면, 된장찌개, 계란찜, 물(비빔)냉면, 공기밥이 있다. 고기가 나오면 버섯과 함께 주는데 꼭 같이 먹길 추천한다. 버섯인지 고기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맛있다. 고기는 사장님께서 구워주신다. 고기는 한입에 넣으면 입안에 육즙이 터진다. “돼지고기 맞나?”, “목살이 이렇게 촉촉하다고?” 생각이 드는 맛이다. 땅코참숯구이의 고기는 무조건 소금에 찍어먹길 바란다. 땅코의 소금은 국내산 천일염은 40~45분동안 볶아 후추, 고추가루, 통참깨를 갈아넣어 만들었다고 한다. 땅코는 서울 노원점, 논현점, 역삼점, 선릉점, 명일점, 뚝섬점 이렇게 체인점이 있으니 보인다고 꼭 먹길 바란다.
<금돼지식당>은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됐을 만큼 알아주는 맛 집이다. 이 곳은 체인이 아니라서 웨이팅이 더욱 치열하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위치한 금돼지식당은 평일 웨이팅이 한시간부터 기본이다. 저녁에 먹고싶다면 오후 1~2시쯤 예약하고 근처에서 볼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금돼지식당의 특이한 점이 있다. 다른 식당에서는 양파절임이나 파채를 볼 수 있는데 이 곳은 파겉절이가 나온다. 파에 매운기를 빼고 주는지 안맵고 고기와 함께 먹기 좋다. 밑반찬으로 갈치속젓, 장아찌, 소금이 제공된다.
본삼겹이라고 갈빗대 주위의 삼겹살 부위로 갈비와 삼겹살이 함께 나온다는 점에서 많이들 시켜먹는 부위다. 삼겹2인분 이상을 시켜야 갈빗대와 함께 나온다는 점 참고하길 바란다. 이 곳의 고기들은 모두 1인분에 150g이다. 가격은 본삼겹 17,000원, 눈꽃목살 16,000원, 등목살 17,000원이다. 그리고 금돼지식당에 오면 통돼지 김치찌개는 무조건 시켜먹어야 한다. 몇시간이나 끓였는지 김치와 고기의 깊은 맛이 예술이다. 바로 고기밥 3그릇 가능한 맛이라고 할 수 있다. 고기는 직접 구워준다. 파와 마늘, 호일에 싸인 버섯까지 사이드로 함께 구워준다. 버섯즙을 하나도 빠지지 않아 황홀한 맛이 난다. 웨이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된다면 가보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길목>이다. 서울에서 콜키지가 가능한 곳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길목은 콜키지가 가능하다고 한다. 그것도 콜키지 프리. 와인과 돼지고기의 조합을 아는 사람이라면 당장 길목으로 달려가보길 추천한다. 투뿔목살, 특오겹살은 200g에 16,000원씩이고 껍살은 250g에 18,000원이다. 껍살은 껍데기와 항정살이 함께 있는 부위이다. 기본으로 양파절임, 멜젓, 와사비, 계란찜으로 고기와 함께 먹는데 감칠맛을 더해주는 반찬들이 나온다.
청담길목의 목살은 스테이크를 먹는 듯 부드럽고 육즙이 가득해서 입에서 살살 녹는다. 가서 목살과 껍살을 꼭 먹길 바란다. 사이드로 된장술밥은 당연하게 시켜야하는 메뉴다. 음주를 참을 수 없는 맛이라고 하면 맛 표현을 다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 집은 목살에서 껍살을 먹는 순서로 먹고 사이드 메뉴를 먹으면 ‘길목에서 좀 먹고왔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맛집답게 웨이팅도 긴 편이니 일찍가서 기다려서 먹길 추천한다.
어쩌다 보니 목살 맛집들을 소개한 듯 하다. 요즘은 돼지고기를 맛있게 구워주는 곳들이 많아 고깃집들이 흥행하고 있다. 물론 필자가 적은 가게들 외에도 적지 못한 맛 집들이 있을 것이다. 3곳만 추리려고 하다 보니 땅코참숯구이, 금돼지식당, 길목을 소개하게 되었다. 다음에 더 맛있는 집들을 찾아 소개하도록 하겠다.
과연 내 기준일까? 육즙 팡팡 서울 3대 돼지고기맛집 땅코참숯구이, 금돼지식당, 청담길목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