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칼국수가 그렇게 땡기더라. 서울 칼국수 맛집 추천. 연희동칼국수, 훼미리손칼국수보쌈, 사랑방칼국수, 등촌샤브칼국수

추적추적 비가 내리면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어진다. 파전에 막걸리도 좋지만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 칼국수가 땡긴다. 여름은 무더위로 고생하기도 하지만 장마로 고생하기도 한다. 장마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태풍이 오고 가을이 찾아온다. 점점 쌀쌀해지는 날씨에 칼국수 한 그릇 어떤가? 필자는 시장에 가면 칼국수를 꼭 먹고 오는데 특별할 것 없는 맛인데도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칼국수의 맛에 빠지고 온다. 칼국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1607년 조선시대에서 가장 오래된 요리책인 규곤시의방(閨壼是議方)에 칼국수 같은 면 요리가 등장했다. ‘졸면’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요리는 지금의 칼국수와는 달리 메밀면으로 썼다고 나와있다. 이후 1920~1940년대에 칼국수와 면을 만드는 방법만 동일한 요리가 등장한다. 면을 따로 끓이고 국물과 함께 먹는 방법이라고 나온다.
과거에는 밀이 귀해서 수확하는 여름에 한번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한국의 남쪽 지방은 여름철 뜨거운 칼국수를 먹으며 땀을 냈던 반면, 북쪽 지방은 추운 겨울에 떨면서 차가운 냉면을 먹는 것을 즐기곤 했다. 이것이 바로 이열치열 아닐까 싶다. 현재 흔히 먹을 수 있는 칼국수의 요리법은 모두 우려낸 국물에 면을 끓이는 방식으로, 아마 해방 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칼국수는 밀가루를 반죽해 얇게 민 다음 칼로 가늘게 썰어서 국물에 넣고 끓여 만든다. 칼로 썬다고 해서 칼국수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칼국수는 국물을 어떤 재료로 만드느냐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고, 맛도 다른 음식이다. 칼국수의 종류로는 장칼국수, 멸치칼국수, 바지락 칼국수, 닭칼국수, 버섯 칼국수, 팥칼국수 등이 있다. 칼국수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는 서울 칼국수 맛집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37, 연희동 사러가쇼핑 먹자골목에 위치한 <연희동칼국수>를 소개하겠다. 이미 방송에도 나올 만큼 사골칼국수로 유명한 <연희동칼국수>는 매주 월요일이 정기 휴무일이며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한다. 칼국수는 보통 만원, 대(大)자 칼국수는 13,000원, 수육은 25,000원, 공기밥 오백원으로 메뉴가 단조롭다. 하지만 맛은 전혀 단조롭지 않고 뽀얀 사골국물에 쫀득한 면발이 부들부들하게 넘어가는 맛이 일품이다. 백김치와 일반 김치가 맛있어서 어떤 이들은 김치를 포장해서 가고 싶다고도 했다. 필자는 칼국수를 먹을 때 김치를 먹어보고 맛있으면 이 집은 맛 집이라고 인정하고 먹는 편이다. 김치 맛 집답게 칼국수도 당연 맛있다. 이 곳은 항상 손님이 많아서 점심이나 저녁 같은 시간대에 가면 오래 기다려야 하니 시간을 잘 맞춰가길 바란다. 3층 건물이라 회전율이 빠른 편이긴 하다. 연희동에 가면 꼭 한번 먹어보길 바란다.
다음은 팝업스토어가 많은 성수동 칼국수집을 소개하겠다.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34에 위치한 <훼미리손칼국수보쌈>은 2호선 뚝섬역 1번출구와 가깝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하며 손칼국수 8천원, 해물파전 19,000원, 보쌈 정식 15,000원, 보쌈(大) 39,000원 등 메뉴가 구성 돼있다. 보쌈정식을 시키면 공깃밥과 손칼국수가 나온다고 하니 보쌈과 칼국수 두가지 다 먹고 싶다면 보쌈정식을 주문하도록 하자. 보쌈이 야들야들하고 구수하고 담백하며 입에서 녹는 맛이다. 후추가 톡톡 뿌려져 나온 칼국수의 맛은 사골 육수가 혀를 감싸며 얇은 면발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성수주민이라면 다 아는 숨겨진 맛집답게 겉절이 김치가 한 몫한다. <훼미리손칼국수보쌈>은 1988년 오픈해서 3대째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3인이 가면 보쌈정식 2개에 칼국수를 추가하면 된다고 할만큼 정식의 양도 많이 나와 가성비 좋은 가게이기도 하다. 요즘 핫한 성수동에서 놀다가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싶다면 <훼미리손칼국수보쌈>에 가보도록 하자.
레트로 감성이 넘치는 을지로에도 칼국수 맛집이 있다. 바로 서울 중구 퇴계로 27길 46, 충무로 극동빌딩 뒷 골목에 위치한 <사랑방칼국수>다. 을지로 3가역 9번출구와 가까워 차량이 없는 사람들도 편하게 갈 수 있다. 1986년에 개업한 <사랑방칼국수>는 충무로의 명소라고 한다. 여름 몸보신은 무조건 <사랑방칼국수>에서 해야 할 정도로 백숙백반 한 상차림도 괜찮게 나온다. 백숙백반은 9천원이라는 믿을 수 없는 가격과 맛을 자랑한다. 깔끔한 국물과 실한 닭을 먹을 수 있는 백숙백반과 계란의 유무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칼국수의 매력에 반해 이 가게에 빠지게 될 것이다. 칼국수는 7천원, 곱빼기를 먹고 싶다면 이백원만 추가하면 된다. 이 곳 역시 너무 유명해 <맛있는 녀석들>, <수요미식회>에서도 촬영을 했다고 한다. 칼국수보다 백숙 백반 집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국물 맛이 나니 꼭 백반하나, 칼국수 하나 해서 먹어보길 바란다. 하지만 너무 늦게 간다면 백숙백반의 닭이 소진되어 못 먹을 수도 있으니 일찍 먹으러 가보도록 하자.
마지막으로 전국 체인점이 있는 <등촌샤브칼국수>를 소개하겠다. 미나리와 버섯을 한가득 넣은 빨간 국물에 소고기를 추가해서 먹으면 위가 치료를 받는 듯한 느낌이 든다. 고춧가루의 매콤한 맛과 칼칼한 국물을 맛보고 신선한 채소와 고기를 담궈 먹다가 국물이 어느정도 없어질 때, 칼국수 면을 넣어먹으면 완벽하다. 쫄깃한 칼국수의 먹을 타이밍은 면과 국물이 졸여지고 걸쭉해진 것것 느낄 때 먹어야 한다. 하지만 이 곳의 하이라이트는 볶음밥이다. 밥을 볶아달라고 요청하면 계란을 넣어 고슬고슬하고 고소한 볶음밥이 나온다. 가격은 버섯매운탕칼국수(야채+칼국수+볶음밥) 만원, 소고기 만원으로 2인이 간다면 버섯칼국수 2개에 소고기 한 개를 주문해서 먹으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근처에 등촌칼국수가 있다면 오늘 저녁 등촌칼국수는 어떠한가?
이렇게 연희동칼국수, 훼미리손칼국수보쌈, 사랑방칼국수, 등촌샤브칼국수에 대해 소개해봤다. 요즘 같은 장마철에 필수적으로 먹어줘야 하는 칼국수 한그릇에 기력이 보충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 필자가 추천한 맛집들에 방문해보길 바란다.
비오는 날 칼국수가 그렇게 땡기더라. 서울 칼국수 맛집 추천. 연희동칼국수, 훼미리손칼국수보쌈, 사랑방칼국수, 등촌샤브칼국수 끝.